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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의 골프에티켓] <2>골프매너는 그 사람의 품격 - 매일신문 골프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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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53회 작성일 20-03-0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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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부의 기준' 아닌 '품격의 기준' 되어야

30여 년 전 내가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땐 '귀족 스포츠'라는 비난을 받았다. 골프는 '일부 계층의 특권' 이라는 사회정치적 프레임을 씌워 부유층에게는 '자부심'을, 대다수의 서민층에게는 '박탈감'을 안겨주던 단어이기도 했다. 노동자 그리고 여성 권리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던 소위 '성장 제일주의' 시절이었고, 남성 우월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다. '미투(Me Too) 캠페인'은 감히 상상조차 못하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그 당시 골프를 치던 '우리'는 '캐디'라고 불리는 100%가 여성이던 경기보조원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줄담배를 피우고 경기 중간에 그늘집에서 과음을 예사로 하고 음담패설을 늘어놓았다. 반말은 기본이고 본인의 실력 부족을 탓하지 않고 힘없고 빽없는 그들에게 골프채를 던지며 화풀이하는 '못난 신사의 품격'을 보여주곤 하였다.



우리가 제대로 된 골프 에티켓을 논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이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은 '먹고 살기 바쁜' 시절엔 생각할 엄두도 못 냈던 것이다. 골프라는 운동은 심판이나 갤러리 없이 주로 4명의 동반 플레이어와 1명의 경기보조원의 진행으로 18홀을 4, 5시간에 걸쳐 함께 움직이다 보니 무엇보다 함께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이 '분위기'라는 것이 각자 생각하는 것이나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에티켓'이라는 고상한 단어를 외국에서 가져와 꼭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규범을 미리 정해 놓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다수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캐디를 대하는 태도가 그날 경기에 큰 몫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것은 사회적 분위기와도 같은 맥락이다. 더 이상 '갑'과 '을'을 벗어나 골프라는 멋진 스포츠를 중심으로 동반 플레이어들과 캐디의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것이다. '나' 중심의 시선에서 '우리'로 옮겨 온 것이고, 대가를 지불하는 '사용자' 입장에서의 강압적인 태도와 안하무인 행동이 어떻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지 직간접적으로 깨닫게 된 결과물이다.



이번 '미투 캠페인'은 골프 에티켓에 있어서, 특히 여성 캐디들을 대하는 남성 골퍼들의 의식과 태도에 큰 전환점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물론 최근 골프장에 많은 남성 캐디들이 일하고 있어, 넓은 의미에서 모든 캐디들을 경기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배려해야 한다.

'적선지인 필유여경'(積善之人 必有餘慶)이라는 옛말이 있다. 배려하고 선을 쌓는 사람은 반드시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골프 에티켓을 솔선수범하여 잘 지키는 것이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늘 생각해 볼 일이다.



한때, '부의 기준'이던 골프는 이제는 '품격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일반화의 오류는 지양해야 하겠지만, 골프라는 스포츠를 통해 필요한 에티켓을 배우기도 하고 평소 몸에 밴 습관들을 행하기도 한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더욱 성숙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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