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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의 골프에티켓] <4>안에서 새는 바가지, 골프장에서도 샌다 - 매일신문 골프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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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31회 작성일 20-03-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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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티켓은 멋진 골퍼로 가는 과정

매일신문 배포 2018-07-17 14:31:01 | 수정 2018-08-28 13:47:15 |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나비의 날개 짓이 지구 반대편에선 태풍을 일으킨다는 의미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으로 멘탈 스포츠이다. '무너진다', '흔든다'는 표현이 골프 용어로 자리잡은 것은 골프는 육체적 기술만큼 정신적 강인함을 요하기 때문이다. 매너없는 작은 '날개 짓'이 동반자 마음 속에 '태풍'을 일으키는 것이다. 주위를 돌아보니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은 학벌이나 운이 아니라 자신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꽃 향기에 벌이 모이듯 사람의 향기는 성공을 불러온다. 골프에서 매너가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단지 즐거운 시간을 동반자와 갖기 위함만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와의 연속성 때문이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골프장에서도 샌다'는 말을 들어선 안된다.

얼마 전 경남에서 골프장을 운영중인 막역지우 박연차 회장의 홀인원 소식을 접하고 내 일인냥 신이나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렇듯 골프장에서도 라운딩은 함께 하는 동반 플레이어와의 팀워크 뿐만 아니라 앞팀과 뒤팀과의 궁합도 중요하다. 6-7분 간격으로 경기진행이 이루어지다보니, 오래 전부터 나는 경기 시작 전에 티박스 근처에서 처음 보는 앞팀 분들에게 인사를 먼저 건네고 티샷을 보며 '나이샷'을 함께 외친다. 우리 팀의 티샷을 마치고 이동할 때도, 뒤팀에게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골프장의 특성상 라운딩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앞팀의 플레이를 숨죽여 지켜보기도 하고, 내 부족한 실력을 뒷팀에게 들켜버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때로는 알게 모르게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느린 진행으로 뒤를 따르는 팀들의 경기를 연쇄적으로 지연시킨다든지, 너무 빠른 진행으로 아직 이동 전인 선행팀 근처로 뒤팀에서 친 골프공이 떨어지는 위험천만한 순간이다. 이럴 때, 대부분은 경기보조원에게 애꿎은 화풀이를 한다. 종로에서 빰맞고 한강에서 화푸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한, 매 홀마다 화장실이 없는 관계로 일부 남성 골퍼들은 홀연히 숲으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곤 한다. 더불어 최근 지정된 장소외 금연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 통념과는 다르게, 골프장 만큼은 흡연프리. '신사의 스포츠'라는 이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시대적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더 큰 문제는 노상방뇨와 흡연이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중국의 사상가인 손자는 '지피지기'(知彼知己),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百戰不殆)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골프에서 지피지기는 동반자와 관련된 모든 주변 요소를 인지하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그런 일련의 노력이 사회적 일원으로서 우리를 위태롭지 않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에 대해서 아는 것과 상대에 대해 아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어려울까. 에티켓이라는 규범으로 인해 자칫 남의 티끌만 보고 제 눈의 대들보는 간과하는 일이 생겨선 안될 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회에는 'VR판독'이 새롭게 도입됐다. 대부분 스포츠의 경기 운영 방식은 시대적 요구와 기술의 진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과 비교해서 골프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런 것을 '전통'이라고 부른다. 전통의 맥을 잇고 보존하여 후세에 넘겨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모든 시작은 나로부터이다. 성공은 도착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 있다고 본다. 에티켓은 멋진 골퍼로 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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