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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의 골프에티켓]<6>미스테리한 골프, '나 혼자만의 운동 아냐' - 매일신문 골프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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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18회 작성일 20-03-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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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플레이지만 단체운동임 명심해야

골프를 즐김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 무엇일까. 늘지 않는 실력에서 오는 좌절감, 마음 맞는 동반자를 만나기 어려움, 적당한 날씨 등 여러 장애물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단연 '부킹'일 것이다. 회원제 및 퍼플릭 골프장이 많이 생겨났고, 스크린골프의 활성화로 인해 골프장 회원도 부킹하기 힘들던 시절은 더 이상 아니다. 원하는 시간에 골프를 치는 것이 아니라 부킹 가능한 시간에 골퍼들이 맞추는 것이 대부분이다. 부킹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세계에서는 대단한 힘을 갖고 있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팀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더불어 동반 플레이어 구성권도 가질 수 있다. '중매' 잘하면 술이 석잔, 잘못하면 뺨이 석대라는 말이 있다. 지인들끼리 의기투합하여 부킹을 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부킹이 먼저 되어 동반자를 정할 때가 있다. 실력이 엇비슷하고, 매너가 좋으며 서로 가까이 알고 지내면 좋을만한 지인들 중에 시간까지 낼 수 있는 사람을 매칭시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골프는 운동으로서 기능 뿐만 아니라 이런 '사회적 소통'으로서 의미도 크기에 '중매쟁이'를 자청하게 된다. 하지만 늘 '중매'가 성공적일 수 없다. 골프가 어려운 것은 처음은 몸으로 익히는 것에만 집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이외에도 챙겨야 되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어떤 동반자는 스코어보다는 유쾌함을 추구하고, 반대로 진지하게 룰을 따르며 경기에 끝까지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골프를 즐기는 방법이 다른 동반자가 한 팀에 있을때 서로 불편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바라건데 부족함이 있더라도 중간자 역할을 하는 사람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기본적인 매너는 필수이다.

두 번째는 욕심이다. 일반 골퍼들의 목표는 '싱글' 핸디캡을 유지하는 것이고, 가끔 '홀인원'을 꿈꾼다. 둘의 차이는 홀인원은 실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프로 선수들도 경험이 없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실력과 운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만 가능하기에 일반인들은 '넘사벽'이다. 그렇기에 홀인원을 하면 많은 박수갈채와 축하를 받는 반면, 성대한 '잔치상'을 책임져야 하기에 오죽하면 보험이 나와 있을까. 이런 목표와 꿈은 현실과의 거리가 있을 땐 문제되지 않지만, 눈앞에 보일 때는 욕심이 나기 마련이다. 그런 마음은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그런 간극을 틈타 즐거워야할 스포츠가 스트레스만 선사하게 됨을 맛본다. 필자 역시도 플레이 중에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한다. 부정적 에너지가 주위에 미치는 악영향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이다. 이렇듯 골프는 개인 플레이면서 단체운동임을 인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두려움이다. 처음으로 골프장 티박스에 서서 티샷을 했던 때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날 만큼 중압감과 긴장의 '끝판왕'이었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은 그런 감정에는 무뎌질 만큼 경험이 쌓였지만, 여전히 골프에 대한 두려움은 떠나지 않는다. OB나 헤저드에 대한 두려움, 뒷땅, 탑볼 등 얘기치 못한 미스샷, 퍼팅 실수 등 수없이 많은 필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함에도 골프는 여전히 미스테리이다. 두려움이 마음에 자리잡은 한 제대로 된 나이스샷은 기대하기 힘들다. 인생과 골프는 참으로 닮아있다. 욕심부리지 말고, 두려워하지 않을 때 최고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골프 칼럼니스트((주)사라토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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