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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의 골프 에티켓 <11>입스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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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64회 작성일 21-04-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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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배포 2019-03-27 17:13:25 | 수정 2019-03-27 17:12:47

입스(yips)의 사전적 의미는 '골프에서 스윙 전 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생하는 각종 불안 증세'를 의미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이 육체적 부상과 정신적 부담일 것이다. '주말 골퍼'의 관점에서 경험한 골프 입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극복방법과 주위의 도움에 대해 고민하고자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입스가 걸렸다는 것은 본인의 골프 실력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순간이다. 걸음마 단계에서 나오는 각종 미스샷, 스윙 전에 생기는 과도한 긴장감, 스윙 후의 결과물에 대한 자괴감 등과 입스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이런 초보 시절을 거치고 어느 정도 골프의 맛을 느끼기 시작한 이후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골퍼의 25%이상이 경험한다고 하니 같이 라운딩을 나가는 한 팀에서 적어도 한명은 입스를 경험했거나 고통받고 있는 중이다.

필자가 골프를 시작했던 30~40년 전에는 지금과 같은 다양한 레슨프로그램과 연습시설이 없었다. 골프클럽 몇 번 공중에 휘둘러보고 골프장으로 향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윙 폼이 다양하다 못해 해괴망측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대로 된 스윙의 이해없이 '시간의 힘'이 만들어내는 스윙은 입스가 찾아와도 원인과 해결책 찾기가 쉽지 않다.

입문기를 거쳐 어느 정도 구력이 붙을때쯤 나에게 첫 번째 입스가 찾아왔다. 젊어서 드라이버 비거리도 곧 잘 내던 시절 OB가 나기 시작했다. 그것을 고쳐보고자 나름의 처방을 내리는 악순환에 빠졌고 늘 드라이버 치기 전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지금에 와서 보니 동반자들의 칭찬이 나에게 독이 되었던 것이다. '이 친구는 드라이버가 기가 막혀'라는 주위의 응원에 보답하고자 마음속에 욕심이 자리잡고 있던 것이다. 그것을 깨닫고 몸에 힘을 빼려고 노력했더니 극복이 되었다. 어쩌면 마음에 생긴 힘을 뺀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60이 될 때쯤 고질병인 허리 디스크가 악화되어 어쩔수 없이 골프채를 손에서 놓았다. 몇 년이 지나고 다시 시작한 골프에 퍼팅 입스가 찾아왔다. 짧은 1~2m 퍼팅을 할때면 손에 땀이 나고 자꾸 홀 컵을 비켜가는 골프공이 머릿속을 흐트려 놓는 것이다. 프로 선수도 아닌데 실패해도 그만이지 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느낄 실망감을 많이 경험한 터라 피하고만 싶은 것이다. 나름 오랜세월 골프를 쳤다고 자부하는 입장에서 초보자도 성공하는 짧은 퍼팅의 순간이 훨씬 부담스러운 것이다.

지난 골프 인생을 되짚어보니 결국 '욕심'과 '두려움'에서 오락가락 했던 것이다. 깨닫는 것이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이겨내는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을 겪고 나면 한 단계 성숙해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었다. 입스가 찾아왔을 때 같이 플레이하는 동반자들의 배려와 응원은 큰 힘이었고 위안이었으며 포기하지 않는 버팀목이었다.

대구한의대학교 특임교수
대구KBS1 아침마당 21년도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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