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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의 골프 에티켓] <29>동반자에게서 얻는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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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79회 작성일 21-04-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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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습관·말투 하나에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즐거움

요즈음 190개국의 오지를 탐험하고 돌아와 방송과 신문등의 매체에 자주 소개되면서 '길 위의 움직이는 학교'에서의 배움에 대해 인문학을 주제로 강의를 부탁받아 나가는 일이 많다. 특히 CEO들께 강의를 할 때는 골프에 대한 이야기에 큰 관심을 보이곤 한다. 골프는 인생(人生)이다고 할 만큼 몇시간 동안 소수의 동반자와 함께하는 스포츠는 누구에게나 큰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스치는 인연이 만남을 가지고 스며들게 되는 데에는 골프 만한게 없다고들 말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공자는 말한다. '삼인지행 필유아사(三人之行 必有我師)', 세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뜻이다. 골프는 함께 어울리기 힘든 관계를 공통 관심사로 묶어 꽤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고 보여줄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렇기에 서로 작은 습관과 말투 하나에서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되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아직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사회 초년생은 기업의 회장과 신입사원이 함께 라운딩을 하며 위기를 대처하는 태도, 후천적 노력으로 만들어진 리더쉽을 보여주기도 하고 자질을 평가받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고도 한다. 배움을 평가하고 주기도 혹은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강연을 통해 스친 인연이 스며들어 군 체력단련장에서 운동할 기회가 생겼다. 즉, 군대 골프장에 간 일이 있었다. 군 체력단련장에는 요즘 대부분의 골프장에는 있는 카트가 없어18홀의 라운딩 내내 걸어야 한다. 주변 자연도 좋았고 하늘에는 비행기가 낮게 날아 사뭇 운치있는 풍경이었다. 하지만 이 곳이 처음인 노신사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군 체력단련장에서 운동을 할 때는 등산화를 신으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월남전에 참전한 나, 그리고 비슷한 연배의 동반자 중 한 사람도 월남전에 참전했었고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있었다. 평소 그의 실력을 아는 나로서는 본래의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그를 보았지만, 그는 단 한번의 찌푸림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동반자들의 샷을 응원하고 격려까지 해주었다.

'몸이 지치면 짐이 무겁고, 마음이 지치면 삶이 무겁다'는 말이 있다. 50세에 오지 탐험을 시작하고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이 오기 시작하면 오금이 저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다는 것을 경험했고 그것을 이겨내는 것만도 대단한데 주위를 돌아볼 여력까지 있으니 죽을 각오로 임하고 있을 것임을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에티켓이라는 것은, 단순히 동반자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의범절을 지켜 동반자들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단계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공감이 되는 기회가 생겨 마음 깊은 배움이 생기는 것은 천운이 따르는 것이지만 동반자에게서 작은 습관만 배울 수 있어도 충분한 것이다. 대구한의대 특임교수

 

외부필진 jebo@imaeil.com
매일신문 배포 2020-08-26 18:50:27 | 수정 2020-08-27 20: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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