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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의 골프 에티켓] <1>매너가 그 남자를 만든다 - 매일신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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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12회 작성일 20-03-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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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골퍼 배려의 첫 단추, 시간 준수부터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이다. 신사의 기본은 배려다. 골프 에티켓은 동반 플레이어들에 대한 배려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남에 대한 배려는 시간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룰 넘버 원, 티업시간을 지켜라.'



대부분의 골퍼들은 티업시간 30분 전까지 클럽 하우스에 도착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4~5시간을 넓은 잔디 위를 함께할 동반자들과 미리 만나 인사도 나누고 근황도 묻는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긴장을 푸는 시간은 골프가 육체적 운동으로서 가지는 기능 이상의 의미 있는 시간이다. 그런 시간은 때로는 내가 하는 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인간적인 유대관계도 더 돈독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티업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한다거나 혹은 늦게 도착하는 것은 스스로 멘탈을 붕괴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허겁지겁 몸 풀기도 없이 뛰는 가슴을 진정시킨다고 해도 초반 몇 홀은 흔들리게 마련이다. 더불어 동반 플레이어들의 집중력도 흩트려 놓을 것이 뻔한 일이다. 취미를 즐기면서 남에 대해 내가 가진 '사회적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 무례 그 이상이다.



골프는 많은 시간과 돈이 드는 운동이다. 사람들은 시간과 돈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에 골프장에서 만나서 헤어질 때까지의 모습으로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돈과 시간 낭비를 즐기는 사람은 없다.



몇 년 전, 경남 밀양 골프장에 가는 길이었다. 토요일 이른 오전 시간에 나들이 시즌도 아니고 특별히 길이 막힐 염려도 없다고 생각했던 나는 고속도로 중간에서 눈앞이 노래지는 경험을 하게 됐다. 저 멀리까지 서 있는 차들이 마치 명절 연휴를 앞둔 귀향길 차량들을 연상케 했다. 초행길이라 시간적 여유를 좀 더 두고 출발했지만 안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사고 현장을 지나자마자 골프장까지 내달렸고 다행히 티업시간 5분 전에 도착했다. 물론 일주일 후 집으로 3장의 과속범칙금 납부서가 날아와, 그린피만큼 은행에 가서 납부해야 했지만 시간 약속을 지킨 것으로 만족했다. 그날 골프장 그늘집에서는 모두들 고속도로에서 있었던 사고로 인해 늦게 도착한 사람, 포기하고 돌아간 사람 얘기뿐이었다. 시간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시간에 대한 암묵적 약속은 티업시간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어떤 속도로 플레이하는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티샷을 하기 전, 오랜 시간 자신만의 의식을 치르는 골퍼가 아닌지, 연습 스윙을 오래 한다든지, 골프공 찾는 데 긴 시간을 보낸다든지 등 생각해보면 나의 행동으로 동반자 플레이의 흐름을 끊게 되고 전체적인 경기의 진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 모든 골프 샷은 신중해야만 하지만 그 이외에 불필요한 것들은 제거해 버리는 것이 골프의 에티켓이다.



나는 사업 잘하는 사람이 골프도 잘 친다고 믿는다. 믿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떠들고 다닌다. 둘 사이는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키고 성실하게 플레이한다면 어느 누가 싫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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